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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텔레그램 n번방'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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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3-24 09:49 조회1,0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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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착취 가해자와 공조자들을 강력히 처벌하고, 

‘강간문화’를 종식하라

계속해서 발생하는 디지털 성범죄는 여성을 인격체가 아닌 유희를 위한 도구로 여기며 사고파는 ‘강간문화’의 적나라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웹하드 카르텔, 정준영 단톡방 사건으로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성착취물을 공유하던 남성들은 해외에 서버를 둔 ‘안전한’ 메신저 텔레그램으로 숨어들었다. 여성들을 유인해 신상정보를 받아낸 뒤 협박하며 스스로 성착취 사진과 동영상을 찍게 했고, 이를 텔레그램 채팅방에 유포했다. 피해 여성들은 가해자들에 의해 ‘노예’로 불렸고, 미성년자들도 다수 포함됐다. 성착취물이 공유되는 수많은 방들이 만들어졌으며, 수사망을 피해 산발적으로 방을 만들고 없애기를 반복해 ‘n번방’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지난 3월 19일 운영자 중에서도 가장 악랄했던 ‘박사’(20대 조모씨)가 구속됐고 공범도 함께 검거되었다. 추적된 텔레그램 성착취 대화방의 참가자는 26만명에 달했고, ‘박사’가 운영하는 대화방에는 최대 1만명이 참여하는 등 수많은 동조자와 ‘관전자’들이 존재했음이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이렇듯 ‘박사’의 악랄한 범죄를 존재하게 한 이면에는 수많은 남성들이 존재했고, 이들을 등에 업은 ‘박사’는 끊임없이 활개치며 성착취를 서슴없이 자행했다. ‘집단 성폭력’ 가해자인 ‘박사’와 공범자, 관전자들을 처벌하고, ‘텔레그램 n번방’의 핵심인 성착취를 죄의식 없이 공유하고 놀이로 여기는 뿌리 깊은 ‘강간문화’를 종식해야 한다.

우리는 웹하드 카르텔, 아동성착취 사이트 ‘웰컴투 코리아’ 운영자에 대한 미약한 처벌 등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피해자의 호소에도 소극적으로 대처했던 경찰, 가해자에게 감정이입하며 면죄부를 주는 검찰과 법원도 ‘강간문화’의 공범임을 알고 있다. 작년 n번방을 보고 충격을 받은 선의의 신고자가 경찰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또 다른 n번방을 만들며 적극적인 가해자로 돌아서기도 한 사건은 적극적인 수사와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양형 기준의 강화가 없다면 ‘박사’, ‘갓갓’, ‘와치맨’과 같은 가해자들이 계속해서 등장할 것임을 말해주고 있다.

텔레그램 n번방 수사가 진행되자 가해자들은 다른 메신저 ‘디스코드’로 장소를 바꿔 성착취물을 또다시 공유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성착취는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살인 범죄’라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디지털 성착취 범죄를 종식하고자 하는 수사당국의 강력한 의지, 국회의 조속한 법 제·개정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텔레그램 n번방’은 끊임없이 등장할 것이다.

한국YWCA연합회는 이번 디지털 성착취 온상인 ‘텔레그램 n번방’을 비롯하여 여성을 대상으로 한 모든 성착취 근절과 ‘강간문화’ 종식을 위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경찰·검찰·법원은 디지털 성착취 대화방을 운영하고 성착취물을 생산 및 배포한 가해자를 철저히 색출, 수사하고 신상을 공개하라!
- 국회는 디지털 성범죄 관련 법을 제·개정으로 가해자 처벌과 양형기준 강화, 미성년자 의제강간 연령을 상향하라!
- 정부는 디지털 성범죄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국제 공조수사 체계를 마련하라!
- 정부는 디지털 성착취 사건 피해자 보호조치 및 지원제도를 강화하라!
- 교육부는 왜곡된 성문화 해결을 위해 형식적으로 진행되던 보건 위주의 성교육을 넘어 현실에 맞는 이슈와 관점이 담긴 ‘성평등 교육’을 의무화하라!
- 언론은 선정적 보도로 인한 2차 가해와 왜곡된 보도를 멈추고, 책임있는 역할을 다하라!

2020년 3월 23일
한국YWCA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