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세미나 - 노년 여성의 돌봄, 그 무게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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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5-12-23 10:59 조회368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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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오랫동안 가족 돌봄의 안전망으로 기능해 왔습니다.
자녀 돌봄과 배우자 돌봄, 부모 돌봄에서 손주 돌봄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삶에는 돌봄이 연속적으로 배치되어 있지만,
이 노동은 그간 좀처럼 드러나지 못했는데요.
서울Y는 노년 여성이 경험하는 돌봄의 현실을 사회 구조의 문제로 바라보고,
그 전환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돌봄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서울Y 돌봄 세미나는 <노년 여성의 돌봄, 그 무게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12월 22일 서울Y 회관 마루에서 열렸습니다.
한혜영 여성능력개발위원회 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되었어요.
먼저 주제 강연이 있었습니다.
'누가 돌보는가 – 노년 여성의 돌봄 위기와 사회적 전환의 필연성'이라는 제목으로
김영옥 작가(전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상임대표, 「돌봄과 인권」 저자)가 맡았습니다.
"돌봄을 ‘선의’나 ‘헌신’의 영역이 아닌,
사회를 유지하고 지속시키는 핵심적인 ‘노동’이자 ‘인권’의 문제로 바라봐야 합니다."
김 강사는 지난 10여 년 간 한국 사회에서 돌봄은 젠더화된 책임, 돌봄 공백과 위기,
노인·장애인 복지, 지역사회 통합돌봄, 디지털 기술 등 다양한 정책 언어로 논의되어왔지만,
정작 돌봄의 비용이 누구의 삶에서 지불되고 있는지는 충분히 짚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을 지적했습니다.
돌봄의 비용은 통계가 아니라 여성의 생애 전반에 걸쳐 축적되며,
특히 노년 여성들이 가족 돌봄의 ‘보이지 않는 완충지대’ 역할을 해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돌봄은 특정 관계 안에 가둘 수 없는 사회적 노동이라는 점도 중요한 쟁점인데요.
딸이기 때문에, 아내이기 때문에, 며느리이기 때문에 돌봐야 한다는 인식은
돌봄을 가족 윤리의 문제로 축소시키고, 결과적으로 돌봄의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게 됩니다.
돌봄은 타인에게 이전 가능한 노동으로 이해되어야 하며,
돌봄이 필요한 사람의 ‘당사자적 필요’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관점이 절실합니다.
돌봄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유지하고 지속시키기 위해 하는 모든 행위로,
단순히 신체적인 돌봄을 넘어 몸, 자아, 환경까지 포함하는 복합적인 활동입니다.
이제는 ‘시장 민주주의를 넘어 돌봄 민주주의로(트론토 Joan C.Tronto, 「돌봄 민주주의」)’로 나아가야 합니다.
경제, 정치, 문화 등 모든 면에서 사회의 완벽한 전환이 필연적입니다.
그러기 위해 돌봄 받을 용기와 돌봄 받는 시민적 덕성 훈련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강연 후에는 돌봄 현장 사례 나눔이 이어졌습니다.
"‘내가 할 줄 아니까 내가 하는 게 낫다’라는 생각에 돌보기 시작했는데,
가족 돌봄은 감정과 책임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훨씬 더 큰 부담이 따라왔습니다"
박미자 간병사(서울돌봄과살림센터)는 직업으로서의 돌봄이 가족 돌봄으로 변하게 된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시골에서 혼자 지내던 어머니께서 몸이 불편해지시자 시작한 돌봄의 어려움을 말하며
돌봄은 선택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 ‘여성’, ‘큰딸’에게 집중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건강과 관계, 경제활동을 하나씩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돌봄이 끝난 이후에도 회복은 개인의 몫으로 남아 있습니다.
돌봄은 왜 이렇게 자연스럽게 여성의 일이 되고,
그 부담은 노년기까지 이어지는 것일까요.
더 이상 개인이 혼자 참고 버티는 돌봄이 아닌, 조금은 나누고 내려놓을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황혼육아를 담당하고 있는 할머니,
권송자 대표(전 유앤시니어 사회적협동조합 대표)의 이야기도 들어봤습니다.
"아들 내외가 맞벌이를 하다 보니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육아를 맡게 됐습니다.
그래도 저는 남편과 함께해서 조금은 여유가 있는 편이나,
혼자 아이를 돌보는 할머니의 경우는 더 어려움이 많습니다."
황혼육아커뮤니티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권 대표는 다른 할머니들의 사례도 나눠주었는데요.
대부분이 보람도 있고, 손주가 주는 행복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몸과 마음이 지치고 힘든 것은 어쩔 수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고 전했습니다.
황혼육아공동체가 정보 교류는 우울증 극복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하면서
독일에 있는 ‘마더센터’가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제안했어요.
육아 때문에 노년기 어른이 자신의 노후를 준비할 수 없는 것도 큰 문제로 짚었는데요.
육아 돌봄을 사적 영역이 아닌 공적 영역으로 바라보고
황혼육아 돌봄 수당 지원 확대 등의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현장 질의응답 시간에는 국가가 말하는 돌봄 정책과 현장의 간극도 지적됐습니다.
지역사회 통합돌봄, 재가 돌봄(AIP),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이라는 정책 언어는 필요하지만,
공적 책임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돌봄은 다시 가족에게, 그리고 여성에게 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돌봄을 관리해야 할 위험으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누가 어떤 책임을 지고 돌봄 비용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됐습니다.
이번 돌봄 세미나는 노년 여성의 돌봄을 개인의 미담이나 가족의 문제로 축소하지 않고,
사회 구조의 문제로 다시 묻는 자리였습니다.
돌봄은 누구나 언젠가 필요로 하게 되는 삶의 조건이며,
돌봄을 제공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가 책임을 나누는 것이 돌봄사회의 출발점입니다.
서울Y는 앞으로도 돌봄을 공공의 책임으로 전환하고,
성평등한 돌봄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논의를 지속해 나갈 계획입니다.
함께해 주세요~ :)



